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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에 광복 부재(不在)를 탄(嘆)한다
광복절에 광복 부재(不在)를 탄(嘆)한다

<독자투고>
광복절에 광복 부재(不在)를 탄(嘆)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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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의 광복은 흔히들 연합군이 덕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연합군이 일본으로부터 무조건적인 항복을 받아내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이 36년간 통치하는 기간 동안 나라 안팎에서는 순국선열들과 독립 운동가들의 끈질긴 광복운동이 나라 되찾는 커다란 동인이 된 것이다.

05_허도성_광복절에 광복 부재 2

금년은 조국이 광복을 맞이한 지 71년이 되는 해이다. 해방 되던 해에 태어난 ‘해방둥이’는 지금 나이가 71살의 노인이다. 이 해방둥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서야 교과서 통해 광복의 의미를 배웠을 것이고 지금 오십, 육십 여세 된 중장년층도 그들이 태어나기 십여년전에 조국이 해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사반세기가 되니 이런 민족의식도 점차 희미해져 가고 광복 그 자체도 망각의 상태에 처한 듯하다.
사람이 자신의 목숨과 바꿀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그런데 나라를 잃었을 때에 차라리 자신의 명줄을 끊으라며 작두에 잘려 머리가 떨어져 나가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았던 우리의 순국선열들이 있었기에 조국을 지킬 수 있었고, 오늘날 그 후손들은 광복을 기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조국의 광복을 위해 선혈을 뿌린 순국선열들에게 엄숙하게 묵념을 드리는 것이다. 지금도 순국선열들의 후손들이 저 먼 러시아 땅이나 중앙아시아에서 무주고환(無主孤魂)이 되었는가하면 이름 모르는 이역 땅에 자신의 뼈를 묻었을 것이다.
순국선열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게 되었다는 이 엄숙하고 숙연한 사실 앞에 나라님인 대통령도 최대의 경의를 표한다. 이로 인해 대통령도 광복절 기념식에서 자신의 경축사를 광복회장의 기념사 이후에 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 휴스턴에서는 언제부터인가 광복절 기념식의 식순을 뒤바꾸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광복절 기념식을 제대로 진행하던 때도 있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식순이 바뀌었다. 필자가 서울 광복회에서 보내온 식순(사진 참고)을 휴스턴한인회장에게 주었건만 고의로 식순을 그르치니 한인회장이 과연 민족의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한국 사람인지 묻고 싶다. 민족의 정기가 외면당하는 광복절 행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LA의 광복회장에게 전화로 문의했더니 과거에는 잘못된 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서울 광복회 식순에 따라 기념식을 진행한다고 답했다.
오십여년전 서울 중앙청 광장에서 광복절 기념행사가 열렸을 때 순국선열 유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기념식이 끝난 후 십여명의 유족들이 어느 골목의 막걸리 집에 들어가 주전자로 막걸리를 폭음하며 “왜? 우리가 그런 자리에 참석 했나!”라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통곡한 일이 있었다. 옛날의 그 아픈 기억이 지금 이곳 휴스턴에서 또 다시 되풀이 되고 있다.
광복의 주역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비하(卑下)되는 광복절 행사는 ‘광복부재’의 행사다. 지하의 선열들이 통곡할 것이다. 오호통재(嗚呼痛哉)여!

허도성(순국선열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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